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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번의 베이비 샤워, 그리고 베이비 샤워의 뜻
    임신과 돌봄 2020. 9. 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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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 샤워(baby shower) 

     베이비 샤워(baby shower) 라는 것이 있었다. 첫 아이인 만큼 해본적도 없고, 누군가의 베이비샤워에 가본적도 없다.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땐 아내가 결혼 전에 하던 브라이덜샤워 (Bridal shower)와 비슷한 임신 축하파티 정도로 여겨졌다. 어떻게 삼십여년 동안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임신의 세계는 경계가 확실하다는 것을, 혹은 내가 겪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지독히 무관심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베이비샤워는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나 갓 태어난 신생아를 축하하기 위한 행사라고 한다. 참여하는 이들은 지인들(여자)들이 초대되어 선물을 나누는 서양에서부터 유래된 파티 문화라고 한다. 여기에서 샤워(shower)라는 말은 해석이 분분하다. 신부가 선물을 소나기처럼 받는 웨딩 샤워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말도 있고, 18세기 독일인인 프란츠 샤우어라는 사람이 시작해서 샤워라는 말이 붙은 것이라는 말도 있다. 또 아기를 출산하면 임산부의 친구들이나 어머니가 산모의 집을 방문해 아기를 샤워시킨다는데서 유래되었다는 말도 있다. 

     여하튼 이 베이비샤워는 서양문화로 시작해서 우리나라에도 보편적인 파티로 점점 자리잡아 가고 있다. 

     

    1차 베이비 샤워

     아내가 두어 달 전 친구들과 베이비샤워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그 후 베이비 샤워라는 것을 검색해 봤고 아내가 주인공이 될 그 파티를 응원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내가 친구들과 베이비샤워를 하기 전, 부부모임을 갖는 친구들 모임에서 베이비 샤워를 준비해서 초대해주었다. 나는 베이비 샤워 준비를 위해 모임에 조금만 늦게 도착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며 알게 되었지만 아내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깜짝파티가 되었다. 

     

    1차 베이비샤워(좌측부터 소와오,이와성, 그리고 우리)

     

     

     아내는 충분히 축하 받았고, 나는 구박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바로는 여자들끼리만 파티를 즐기고 사진을 찍는 줄만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트레이닝복을 걸쳐 있고 파티에 간 것이다. 그래서 사진들이 모두 안습이다. 주인님을 모시는 머슴 같았다. 하지만 나는 머슴도 좋다.

     다른 가정도 모두 임신 가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주인공(아내)의 축하를 마친 후엔 모두의 베이비 샤워라 생각하고 소소한 파티를 즐겼다. 사랑하고 신뢰하는 이들에게 축하받고 박수 받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진심이 담긴 축하와 응원에 아내는 행복해 했고 분명 뱃속에 예쁨이도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1차 베이비샤워

     

     마무리는 고기 파티. 역시 배운 사람들..

     

    1차 베이비샤워

     

     

    2차 베이비 샤워

      그리고 2주가 지나, 아내와 친구들이 준비한 2차 베이비 샤워가 열렸다. 도착한 친구들은 미리 준비한 소품과 음식을 꺼내며 세팅에 들어갔다. 아내도 전 날부터 기분 좋은 분주함을 보이며 파티를 준비했다.

     

    2차 베이비샤워
     2차 베이비샤워

     

     열심히 준비를 마치니 먹는 것도 뒤로하고 한참을 사진만 찍어댔다. 이들은 사진을 많이 남기지 않으면 큰 일 나는 사람들 같았다. 사진 촬영은 낮부터 밤까지 계속 되었다. 

     

    2차 베이비샤워
    2차 베이비샤워
    2차 베이비샤워

     

     

     27주와 29주, 두 번에 걸쳐 했던 파티는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내가 아내에게 더 많은 기쁨을 줄 수 없는 아쉬움과 부족함을 지인들이 채워주는 것 같았다. 받은 선물들도 고맙지만, 이미 우릴 초대해주고, 또한 초대한 자리에 와주는 자체가 선물이었다.

     

     온전히 아내만 축복받는 베이비샤워는 정말로 옳다. 최고의 태교 방법이며 힘든 임신기간을 위로 받을 수 있는 최상의 도구였다. 오로지 아내와 아기를 주인공으로 여기고, 주인공을 축복하기 위해 수고한 모든 손길에 말로 다 표현 못할 고마움이 서린다.

     아직도 아이같이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렇게 좋아해준다면야 3차, 4차까지 하고 싶은데 파티도 반복되면 감흥이 덜해지는법. 그러니 정말 꾹꾹 눌러 참는다. 진심이다. 대신 오늘도 집에 들어가는 길에 아내에게 먹고 싶은게 무엇인지 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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