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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9주차 양수의 부족함과 그 대처
    임신과 돌봄 2020. 5. 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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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 9주 3일

     닦아내면 다시 앉고 또 닦아내면 재차 보란듯이 가라앉는 요즘의 노란 송화가루처럼 예쁨이에 대한 불안함을 아주 떨쳐내기엔 이른 시기인가보다. 수십 번 걱정을 내던지려 해도 그게 잘 안된다. 이게 본래 아이를 가진 부모의 마음인지 내 약한 멘탈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기쁨과 기대 저 편에는 두려움도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기도하며 아내가 무리하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은 입덧도 없고 배가 두 번이나 놀랄정도로 아주 세게 찌르듯이 아팠어서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글이 너무 길어져 입덧 사라짐과 찌르는듯한 증상에 대한 글은 다음 글로 이사 갔다) 불안하거나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예약일 이전에 내원해도 된다던 의사 선생님의 말씀도 있었기에 아내 혼자라도 일단 병원에 가기로 했다. 계속 불안해하는 것보다 건강하게 잘 있다는 말씀 듣고 오는 게 아내의 마음에도, 태교에도 좋을 것이다. 임신이 처음이라 이렇게 불시에 찾아온 고강도의 반응은 우리로 하여금 어김없이 병원을 찾게 한다. 이제 병원에서도 마스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한눈에 알아본다고 한다. 구불구불하고 방도 많은 복잡한 병원 내부도 이제 나침반 없이 능숙하게 잘 찾아다닌다.

     함께 병원에 가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과 결과에 대한 초조함으로 아내의 전화를 기다렸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아내는 진료를 마쳤고 예쁨이가 문제없이 잘 크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다행이다. 다행이라는 말은 정말 이럴 때 쓰는 거지. 다행이다.

     

     

     

     

    #양수

     하지만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 양수의 양이 조금 적은 편이라고 한다. 이 양수가 얼마나 중요하냐면, 외부 충격으로부터 예쁨이를 보호하고 예쁨이의 발육은 물론 향균작용과 체온 유지에도 상당한 역할을 한다. 또한 분만시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예쁨이가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준다. 양수가 적으면 양수과소증으로 태아의 골격과 근육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린 그 정돈 아니니 이제부터라도 적정한 양수를 위해 노력해야겠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양수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많은 물을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하루 대략 2리터에서 2.5리터의 물을 마셔야 양수가 잘 순환되고 채워진다고 한다. 입덧으로인해 물 먹기가 역하면 레몬 조각을 물에 넣어 먹는 방법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친절히 안내해주셨다. 

     그래서 아내는 그 날 이후부터 물 2리터 마시기에 도전했는데 쉽지 않다. 평소 물을 참 안 마시고 살았구나를 새삼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아무리 많이 마셔도 1.5리터 이상 마시지는 않는 것 같다. 아침에 챙겨 나온 0.5리터 생수병에 물이 아직도 남아있다. 물을 많이 마시기가 누워서 떡먹기 정도로 쉬워 보이지만 쉬운 게 아니었다. 물 배가 차면 얼마나 부대끼던가. 장 내시경을 준비할 때 전 날 물을 엄청 많이 마시게 되어있다. 몇 리터를 몇 번에 걸쳐 나눠서 마시는 거니까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 약을 탄 물을 계속 마시다 보면 물을 토하고 싶을 정도로 고역스럽다. 요즘은 약이 좋아져서 이렇게 많이 안 마셔도 된다고 한다. 여하튼 물을 많이 먹기란 쉽지 않지만 아내는 예쁨이가 정량의 양수 안에서 건강하고 편안하게 자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물을 마시고 있다. 

     다시 말해 양수가 부족하면 물을 자주 마시자. 아침에 라디오를 들으며 출근 할 때 나오는 '우리 물 좋은 물 백*수' 광고에는 임신부의 양수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요즘은 마치 누군가가 내 관심분야에 대한 알고리즘을 해석해서 삶에 적용시켜주는 분위기다. 이거 혹시 짐 캐리의 트루먼쇼 같은 거 아닌지 모르겠다. 신기할 때가 많다. 그만큼 내가 아내와 임신에 대해 몰두해있다는 증거겠거니 한다. 어쨌든 그 생수 광고에서 말하길 임산부의 양수는 매일매일 새로 채워진다고 한다. 양수가 계속 머무르는 게 아니라 순환하며 새로운 양수로 채워지고 채워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고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좋은 물을 먹는 것 또한 태아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좋은 물을 많이 마시자. 아직까진 그냥 일반 생수를 사서 먹는데 오늘은 아내 전용으로 제일 비싼 생수를 사 가야겠다.

     반면 조심해야 할 것은 양수가 너무 많아도 안된다. ‘양수과다증’이라는 게 있는데 양수가 너무 많으면 태아의 위치를 알기 어렵고 심음을 듣기 어렵다고 한다. 임신부의 복부도 매우 불편해지고 호흡도 곤란할 수 있다. 정맥 압박으로 인해 복부와 외음부, 다리에 부종을 일으킬 수도 있고 이는 조기 진통이나 파수로 이어질 수 있으니 무턱대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안된다.(이것만큼은 내 생각이니 진지한 상황엔 전문가와 상담) 리터를 측정할 수 있는 병에 임신부가 먹는 물의 양을 체크해가면서 먹는 방법이 최선일 것 같다. 양수는 초음파로 양을 확인할 수 있으니 초음파 진료 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

     아참, 탄산수를 준비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탄산음료는 높은 당분 때문에 임신부에게 좋지 않다. '내 몸 안에 흐르는 이온 포**스*트' 같은 음료도 설탕의 함량이 높기 때문에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니 청량감이 필요할 때는 탄산수로 조금이나마 속을 달래 보자. 

     

    #남편의 임신

     임신 초기는 먹고 싶은 건 못 먹고 먹기 싫은 건 먹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그 좋아하던 자극적인 음식들, 그 좋아하던 회, 초밥, 그리고 늘 마무리는 커피나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이것들은 아내가 최애하는 음식, 기분 전환에 최고였던 음식들이다. 왜 맛있는 것은 죄다 안되는 걸까. 아내는 이 모든 것을 최대한 참으며, 먹기 싫은 여러 영양제들과 임신에 좋다는 과일 종류들을 살기 위해 먹고 있다. 설령 좋아하는 음식이 앞에 나타난다고 해도 막상 먹으려면 입덧이 출동하는 현실이 참 안쓰럽고 미안하다. 차라리 내가 입덧을 했으면 좋겠는데 이 놈의 건강은 변함없다. 아내에겐 모두 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시기가 임신기 인 것 같다. ㅠㅠ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만큼, 아내를 걱정하는만큼 아내에 대한 사랑이 커진다. 더 커질 사랑이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랑은 이미 MAX를 찍은 줄 알았는데 현실은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고,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아내의 임신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돌보아야 할 사람이 바로 남편이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내의 임신이 아내만의 임신이 아님을 늘 상기시키고, 남편도 임신한 마음으로 함께 이 길을 걸을 때 결국 더 성장하고 아름다워질 우리 부부의 모습을 기대하며 이 시기를 절대 낭비하면 안되겠다. 남편도 아내와 함께 임신하자. [남편의 임신]은 여전히 부족한 남편인 내 매일의 결심이다. 아내가 이 글을 보며 “당신이나 잘하지”라고 말 할 까봐 까는 밑밥이다.

     

    양수에 대한 지식정보는 다음 백과사전과 임신 앱 모아베베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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