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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드 증후군 : 남편의 임신
    임신과 돌봄 2020. 5. 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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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드 증후군(Couvade syndrome)

     얼마전 극심한 어깨 통증과 함께 위를 불로 달구는듯한 속쓰림까지 겹쳐 잠도 못 청할 정도로 아팠다. 이후 사나흘 간 수시로 울렁거림과 소화불량이 지속되면서 굉장히 고달팠다. 평소 위장이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낯설다. 아내가 겪는 입덧의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체감하며 대체 내가 왜 아플까를 생각하던 중 임신 관련 검색을 하다가 얼핏 보았던 단어가 생각났다. 그 단어는 바로 ‘쿠바드’였다. 

     남편이 경험하는 쿠바드 증후군(Couvade syndrome). 여러 자료를 종합 검색해 본 바, 쿠바드는 불어로 [알을 품다], [부화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아내의 임신 또는 출산에 있어서 남편 또한 아내와 같은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더불어 아빠로서의 불안의 한 형태로 풀이된다. 아내의 임신 증상인 식욕상실이나 식욕증대, 메스꺼움이나 구토 등의 여러 가지 형태로 증상이 나타나며 남편과 아내가 높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을수록 발생 확률이 높다. ‘환상임신’이나 ‘동정임신’이라는 단어로도 불린다.

     

    촛불. 어디서 퍼온 것 같지만 아내가 찍은 사진이다.

     

     

    #나도 쿠바드 증후군?

     이 쿠바드 증후군을 다시 공부해보며 내가 정말 쿠바드 증후군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근거를 찾기 시작했다. 일단 먹고 싶은게 생각이 나지 않는다. 고기도 당기지 않는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미친 듯이 먹을 것을 찾곤 했는데(사실 일평생 그랬다) 갑자기 딱히 식욕이 없다니? 와 이거 대박이다 나 빼박 쿠바드 증후군이다라고 혼자 속단했다. 그리고 또 내가 최근 그렇게 먹어댔던 것도 쿠바드가 먹덧의 모양으로 찾아왔던 것이 아닌가? 수사망을 좁히면 좁힐수록 퍼즐이 점점 완성되는 듯했다. 게다가 이젠 울렁거리고 토할 거 같고, 얼마 전엔 몸살 증상까지? 아내가 겪는 증상의 대부분을 나도 함께 겪고 있는 것이었다. 

     이건 레알 쿠.바.드. 예쁨아 아빠가 이렇게 엄마를 사랑한단다.

     

    선물받은 손수만든 케익. K가 빠진건 사고였다고 한다.

     

     보통 증후군이라 하면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겪는 사건이라 여기며 아주 먼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경험자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논문을 써도 될 정도로 진지하게 한 사례 연구 결과, 입덧이 심한 아내의 남편들은 함께 구토나 메스꺼움을 겪으며, 먹덧이 심한 아내의 남편들은 함께 먹기 바빴다고 한다. 또 한 예로는, 임신한 아내가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데 남편 또한 피로감을 많이 느껴 자도 자도 피곤함을 떨쳐 낼 수 없었다고 한다. 이 글은 남편의 주작이 좀 의심되기도 한다. 근데 생각해보니 나도 유독 피로감이 많이 느껴진다.(사실 일평생 그랬다)  

     더 놀라운 것은 실제로 쿠바드 증후군을 겪는 남성들은 프로락틴의 수치가 높아지고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급격히 떨어지는 등 여성이 분비하는 페로몬에 의해 남성의 신경화학물질 또한 변화된다고 한다. 마음과 몸이 변하는 게 그냥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 실제로 호르몬 또한 변화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께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는 아내의 임신에 공감을 많이 하거나 평소 아내와 유대관계가 매우 좋을 경우 더 높은 확률로 나타나기 때문에 쿠바드를 겪는 남편들은 그 사실을 아내한테만큼은 자랑거리로 생각한다고 한다. 

     

    #결론

     여하튼 나도 쿠바드 증후군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아내에게 말했다. 쿠바드 증후군이라는 게 있는데 나도 그런 거 같다고. 어제도 아팠고 오늘도 안 좋지 않았냐며 그럴듯하게 있는 거 없는 거 다 꺼내 근거를 가져다 댔다. 아내는 “낮에 뭐 먹고부터 속 안좋았다며“, “잠 잘못 자서 어깨 아팠다며”라며 내 사랑의 근거를 부정한다. 난 쿠바드를 증명해내야 했기에 며칠간 쿠바드 증후군에 대해 입증할 무언가를 계속 찾으려 했지만, 이런! 금세 몸이 좋아져버렸네. 열심히 쌓아 놓은 내 지방들은 언제든지 힘 쓸 준비가 되어있다는듯 입은 옷 안에서도 존재감을 뿜뿜하고 있었다. 이렇게 단기간에 겪는 쿠바드가 있나 검색해보니 딱히 뭐가 안나온다. 그냥 몸이 잠깐 안좋았던 거였다. 몸살은 잠을 잘못자서 그렇고, 식욕부진과 입덧 증상은 최근 어지간히 먹어서 위장이 살아 남기 위해 방어기제를 펼쳤었나보다. 똑똑한 것들. 

     결국 나의 쿠바드 증후군은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다행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더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쳐서 힘들어하는 아내를 잘 보필하는것일테니. 쿠바드 증후군은 보통 임신 3개월 이후부터 시작되고, 출산 후까지도 이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아내와의 깊은 유대감에도 불구하고 쿠바드 증후군 절대 안만나고 늘 건강해서 파워돌봄실행할 것이다.

     남편들이여! 그 누구보다도 건강합시다!!

     

    신천지코. 신천지 OUT

     

    본 글의 전문지식 출처: 다음과 네이버 지식사전의 바탕으로 작성
    본 글의 사례연구: 임신 카페 및 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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