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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36주 증상_가진통_아기체중_출산시기_남편의 할 일
    임신과 돌봄 2020. 11. 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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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덧 이후 최고의 난관에 봉착했다. 아내의 임신에 공감을 해야 하는데 공감을 할 수 없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아내의 임신 증상들은 남편의 한계를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아내는 가진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내가 설명하기로는 아랫배가 싸하게 아픈 느낌이고 생리통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나는 당연히 생리통의 느낌도 모른다. 그래서 가진통과 생리통을 지식인을 통해 배워본다. 하지만 여전히 조금도 체감할 수가 없다. 얼마나 불편한지, 얼마나 아픈지 알 도리가 없다. 

     가진통은 주로 하복부나 사타구니 쪽에서 느껴지며 커진 자궁이 산모의 자궁경부를 압박해 나타날 수 있는 통증이라고 한다. 아기가 클수록 많이 나타나며 쌍둥이일 경우에도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예쁨이가 커서 그런지 아내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가진통을 느낀다고 한다. 통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가보다. 불편하거나 기분 나쁜 정도의 가진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인간계의 고통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끔찍한 가진통을 겪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아내는 이 중간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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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는 커진 배로 인해 모든 움직임에 끙끙대기 시작했다. 일어설 때도 끙, 앉을 때도 끙, 걸음을 뗄 때도 끙, 누운 자세를 바꿀 때에도 끙. 아내가 끙끙거릴 때마다 나는 연신 아이고를 남발한다. 얼마 전엔 혼자 양말을 신지 못하고 끙끙대고 있는 아내를 물끄러미 보고만 있다가 한 소리 들었다. 아내가 양말을 신고 벗을 때, 신발을 신고 벗을 때 빠른 몸놀림으로 도와야 한다. 그 외로 발톱을 깎아 준다거나 신발을 신고 벗는 일을 돕기, 따뜻한 물로 족욕해주기 등 찾아보면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가사 말고도 차고도 넘쳤다. 얼마나 찾아내느냐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일 것이다. 

     아내가 요즘들어 특히 더 아파하고 있는 부위는 바로 손가락이다. 주먹을 쥐기도 힘들 정도로 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했다. 아침엔 더 심하게 붓고 아프다. 어느 날 깍지를 끼는데 "악"소리가 난다. 손가락 뼈 마디마디가 아파 손을 살짝 잡기만 해도 통증이 있는 것이다. 뼈 마디가 아픈 이유는 부종 때문만이 아닌가 보다. 전에 끼던 반지도 손가락 뼈 마디에 걸려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 출산을 위해 엄마의 몸이 준비되는 과정에서 골반 뼈가 벌어진다고 들었는데 골반 뼈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 모든 뼈가 벌어지나 보다. 습관이란 게 무섭다. 아내의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는 걸 잊고 깍지끼기를 시도하다가 볼멘소리를 듣는 게 일상이 되었다. 

     이 외에도 전에 느끼던 통증들은 계속 된다. 통증들은 운동경기의 선수 교체처럼 로테이션되지 않고 유감스럽게도 계속해서 누적되는 것이었다. 켜켜이 쌓인 통증들은 아내를 더욱더 피로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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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주 진료 때 예쁨이는 여전히 성인보다 빠른 심장 박동수로 건강함을 알려주고 있다. 게다가 큰 머리크기(9.21cm)와 육중한 체중(2.9kg)으로 짧은 다리의 역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자연분만을 하고 싶으면 식단관리와 함께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다가 아기가 빨리 나오면 어떡하냐고 물으니 지금 태어나면 완전 땡큐라신다. 37주 이후에 태어나야 정상 출산시기인데 예쁨이는 이미 태어나도 될 정도로 다 커서 지금 낳아도 조산이 아니라고 하신다. 그만큼 예쁨이는 뱃속에서 클 것은 다 컸다는 말이다. 이제 정말 출산 가방을 차에 넣어야 할 때가 되었나 보다. 그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준비가 너무 안 된 느낌이다. 아직 산후 마사지도 배우지 않았고 분만 호흡법을 완전히 익히지도 못했다. 자동차 살균 세차도 하지 않았다. 회사에 출산휴가 언질도 하지 않았고 새로 산 예쁨이 가구의 새것 냄새도 빠지지 않았다. 언제 출산해도 이상하지 않을 지금 이때,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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