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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산부 초밥 먹어도 될까? 후기 - 병점 회전초밥집 동네방네스시
    리뷰와 평과 추천 2020. 5. 2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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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부가 날 것을 먹어도 될까?

     아내의 최애 음식은 초밥이었다. 우리는 임신 전부터 나중에 임신하면 이렇게 좋아하는 초밥도, 회도, 육회도, 게장도 다 못 먹음에 미리 아쉬워했고 먹을 수 있을 때 잘 먹자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가까운 초밥집이나 게장 집은 늘 우리의 단골가게였다. 그런데 이제 진짜 임신을 했다. 임신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도 임신부는 날것을 먹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유는 날 것을 먹고 탈이 나면 약도 못쓰기 때문이다. 식중독에 걸려 장염 등의 질병이 생겨도 그냥 생으로 버텨야 한다는 것.. 아내는 위장이 건강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스럽다. 정말 초밥을 멀리 할 때가 된 것이다. 잘 참을 수 있을까..

     문제는 입덧 시기였다. 먹지 못하는 음식이 너무 많다. 아내는 어지간한 음식 앞에서는 식음을 전폐했다. 하지만 잘 먹어야 하는 시기이기에 아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 찾기란 나에게 주어진 최대의 미션 같은것이었다. 하지만 임신부가 안심하고 먹을 음식 중에 아내가 간절히 바라는 음식은 없었다. 아내는 입덧 중에도 오직 초밥만 땡겼기 때문이다. 몇 날 며칠을 참고 참다가 결국 초밥을 먹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불안해서 검색창에 임신부 초밥, 임산부 초밥을 검색했다. 우리와 같은 고민을 가진 임신 가정이 참 많았다. 엄청 많았다. 그 많은 글들을 검색해 본 결과 세 부류의 사람들로 나뉘었다. 절대 먹으면 안 된다는 사람들, 정말 신선한 곳을 찾아서 조심스레 먹는다는 사람들, 그냥 막 먹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전자는 못할 거 같고 후자도 불안해서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중자, 곧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가게를 찾겠다는 결심을 했다. 

     

     

     한 때 요식업에 몸 담았던 나는 식당의 위생과 음식의 신선도에 있어서 회전율 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손님이 많음으로 인해 준비된 식재료 재고가 빨리빨리 소진되어야만 신선한 재료가 우리 식탁에 올려진다. 회전율이 좋은 식당은 식자재의 선입선출 또한 잘 지켜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임신 중에는 조금 바쁜 가게가 좀 더 믿음직스럽다.

     다시 검색을 시작했다. 많은 스시집이 있다. 그런데 일반 스시집은 우리가 먹고 싶지 않은 초밥만 주문할 수 없는 게 보통이다. 적당히 어우러진 세트를 먹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회전초밥집으로 검색의 방향을 좁혔다. 그러다가 발견한 곳이 병점, 진안동에 있는 <동네방네스시>였다. 스시집 이름치곤 꽤 정겹다. 후기를 검색해보니 가격도 착하고 인기도 꽤 있는 것 같았다. 참고로 내가 쓰는 모든 리뷰는 흔히 말하는 내 돈 주고 내가 사 먹은 후기이다. 그렇기에 사진을 예쁘게 찍을 필요도 없고 정직하지 않은 리뷰를 쓸 이유도 없다. 그래서 나는 리뷰 글을 쓸 때가 가장 편하고 속도가 빠르다.

     

     #병점, 진안동 동네방네스시

     집에서 동네방네스시가 가깝진 않다. 하지만 초밥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출발했다. 임신한 아내가 조수석에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가속 페달을 밟고 조향장치를 돌린다. 그리고 드디어 초밥집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고 회전초밥집으로 향하는 그 발걸음은 사람 마음을 진짜 설레게 한다.

     

    병점 동네방네스시

     

     도착하자마자 소심하게 셔터를 눌렀다. 사람들은 거의 만석이었다. 다행히 둘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딱 하나 남아있었다. 메뉴판이다. 가장 중요한 가격은 한 접시당 1,450원이다.

     

    동네방네스시 메뉴판

     

     얼른 자리하고 능숙하게 물, 숟가락 젓가락과, 초생강과 락교, 간장과 초장과 겨자를 세팅했다. 아내와 나는 손발이 척척 잘 맞는다. 나는 컵에 물을 따르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세팅할 때 아내는 초생강과 락교를 준비된 찬그릇에 넉넉히 담는다. 그 사이 나는 또 겨자를 적당히 찬그릇 모퉁이에 덜어놓은 후 간장과 초장에 다신 손 안 대겠다는 마음으로 넉넉히 채워놓는다. 그러고 나면 우리 앞에 장국이 도착함과 동시에 회전 초밥을 하나 둘 분주하게 식탁에 가져다 놓는다. 아 참, 우리가 검색하면서 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직원들의 위생상태였다.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조리하시는 분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지가 우리한텐 매우 중요했다. 리뷰 블로그에서 흐릿하게 찍힌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도착해서 보니 역시나 모두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아내의 초밥사랑은 아이폰의 셔터 스피드도 못따라간다.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아내는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시작했다. 임신부가 초밥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이미 루머로 생각하나 보다. 시원하게 먹는다. 나도 열심히 먹는다. 나는 타코와사비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이곳 타코와사비는 상당히 쌨다. 겨자를 엄청 넣었던지 겨자가 엄청 강한건지 보통의 타코와사비보다 좀 더 맵다. 그래서 간만에 콧구멍에 불이 났는데 못 먹을 정돈 아니라 계속 그 쐐함을 즐기며 먹었다. 

     

    장어, 광어, 타코와사비, 차돌박이, 생새우, 양념새우

     

      대충 찍었다. 열심히 찍기엔 먹을 시간이 부족하다. 잘 찍는다고 상 줄 사람 없다. 잘 찍는다고 한 접시 서비스도 없다. 애초에 잘 못 찍는 실력이라 잘 찍으려 노력도 안 했다. 아내 사진 찍을 때처럼 신중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거의 대부분의 회전초밥집의 맛은 거의 비슷하다. 정말 비싸고 좋은데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도 평가를 해보자면  이 곳은 딱 적당했다.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기대 이상이지도 않다. 생각한 정도였다. 하지만 다시 가고 싶다. 또 갈 의향이 있다. 맛도 적당했고 초밥의 가짓수도 적당했다. 보통의 초밥집이다. 다만 특별히 맘에 드는 건 다른 곳보다 밥 위에 올라가는 활어의 길이가 좀 더 길다. 밥과 함께 횟감이 끝나버리는 마트표 초밥 같은 곳도 있는데 이곳은 전문점스럽게 초밥 꼬리가 꽤 길게 빠진다. 이러면 씹는 맛도 훨씬 더 가미가 되니 얼마나 좋은가. 또한 조갯살 초밥도 좋았다. 단단하게 씹히지만 질기지 않은 식감이 일품이었다. 이 곳의 단점이라면 너무 다닥다닥 붙은 자리였다. 요즘 같은 때엔 적당한 거리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일반 회전 초밥집보다 의자의 간격이 가까워서 조금 부담스러웠다. 아니면 요즘 시국으로 인해 체감상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또 단점을 굳이 뽑자면 활어에 수분감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조금 퍽퍽한 느낌도 있었지만 불만을 표출할 정돈 아니다.

     

    조개, 가리비, 농어, 익힌새우, 장국, 그리고 초밥집에서 나오니 있었던 ABC커피 가게의 와플 

     

     아내와 나는 푸드파이터처럼 열심히 접시를 비우고 쌓아갔다. 만족의 배 두드림을 하며 가게를 빠져나왔다. 나오니 와플 냄새가 났다. 쿠우쿠우에서 마무리는 늘 와플이었기 때문에 우린 와플집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 가게는 ABC 커피 가게였다. 딸기주스와 아이스초코, 그리고 와플까지 사 와서 돌아가는 길에 차에서 모두 클리어했다. 나는 매일 배가 너무 부르고 아내는 오래간만에 배가 불렀다.

     

    #결론

     입덧으로 인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할바엔 믿을수 있는 곳에서 제대로 된 한끼를 먹는게 나을것 같다. 이것은 몸에도 정신에도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의도대로 아내가 맛있게 배불리 먹었다. 이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제 지켜봐야 한다. 아내의 몸상태를! 이 글은 초밥집에 다녀오고 난 후 꽤 지나서 작성하는 글인데, 감사하게도 아내는 먹은 초밥 소화도 잘 시키고 탈도 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임신부 아내에게 날 음식은 괜! 찮! 다! 우리 예쁨이도 건강하다!! 하지만 늘 신선한 날 음식을 먹어야 할 것이다. 위장이 민감하다면 혹시 모르니 최대한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이후에도 몇 군데의 초밥집을 찾았고 아직까지 아내는 날 음식으로 인해 고생한 경험이 없다. 다행이다. 또 가야지~~~

     

    주소는 경기 화성시 병점1로 218 씨네 샤르망 건물 몇 층이었더라.. 영업시간은 매일 11:30~22:00, 브레이크타임은 15:00~17:00. 지역화폐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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