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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산부 안전벨트 인세이프 사용 후기
    리뷰와 평과 추천 2020. 6. 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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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산부 안전벨트 개봉

     필요에 의해 내 돈 주고 내가 산, 아니 가계 돈 주고 아내가 산 후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을 잘 찍을 필요도, 성능이나 디자인을 느낀 바 이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부담 1도 없는 솔직한 임신 관련 제품 리뷰이다. 바라기는 협찬이나 리뷰 요청이 들어와서 내 돈 주고 안사고 성능이나 디자인을 사실 관계 안에서 훌륭하게 포장하며 고퀄의 사진으로 포스팅 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바라본다. 연락주세효~~

     자차를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던 아내는 임신 초기부터 배를 압박하는 안전벨트에 불안함과 불편함을 느끼며 차에 타 있는 내내 배 쪽 벨트를 느슨히 하기 바빴다. 조수석에 탈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빨리 임산부 안전벨트를 주문해서 설치해주겠다고 했다. 이 얘기가 있은지가 한 참 지났다. 약속한 대로 빨리 구매해서 아내의 불편함을 제거해주고 싶었지만 알아보면 볼수록 너무 많은 모델들이 있었고, 저마다 장단점이 있었다.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라 매번 선택 장애 앞에서 조금만 더 알아보자라고 결론 내리고 창을 닫은 횟수가 손가락으로 다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렇게 매번 늘여 빼고 있던 중 어느 날 퇴근해보니 집에 코팅된 '임산부가 타고 있어요' 문구와 처음 보는 박스가 놓여있었다.

     

     

    인세이프 임산부, 임신부 안전벨트. 저 90년대 스타일의 스티커는 절대 안붙일거다.

     

     

     아내가 기다리다 못해 임산부 안전벨트를 주문을 한 것이다.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내 마음이 새빨개 졌다. 생각해보니 주문해주겠다고 한지가 꽤나 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아내는 임신 13주차를 보내고 있고 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 가장 멀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는데 난 머리에서 구매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다. 우리의 임신에 대한 일만큼은 말만 앞서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이건 뭐 한 발 늦은 게 아니라 직무유기에 업무태만급이다. 권고사직당할 뻔... 내가 하기로 한 일을 아내가 했으니 안전벨트 앞에서도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했다. 멋쩍게 "내가 주문하려고 했는데..." 말하고 곧 설치해주겠다고 했다. 아내는 내가 블로그에 후기를 올릴 것 같아서 포장도 뜯지 않았다며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쿨내와 동시에 센스가 진동했다. 

     

     

    인세이프 임산부 안전벨트 언박싱

     

     

     가격은 삼만원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제품을 개봉하니 나름 고급스레 부직포 포장이 되어 있었고, 자연친화적일 것만 같은 색상의 본체는 보기보다 무게감이 있었다. 겉면은 고무 재질이었는데 무독성의 TPR 인조고무 재질이라 하니 일단 믿어본다. 그런데 아무리 고무라고 해도 단단한 틀이 있는 모양새라 시트에 눌림이나 변형을 주기 좋게 생겼다. 그래서 우리는 시트와 제품 사이에 부드러운 천을 덧대어 설치하기로 했다. 고무는 강철 프레임을 감싸고 있다. 강성이 있어서 쉽게 휘지 않게 생겼다. 동봉된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이미 충분히 임산부 안전벨트에 대해 알아보았기 때문에 모양만 봐도 설치 방법이 지레짐작되었다. 하지만 아내가 보는 앞에서 설치를 하게 될 것이다. 아내 앞에서만큼은 맥가이버가 되고 싶다.

     

     

    인세이프 임산부 안전벨트 설명서

     

     

     내가 설명서에 더 집착한 이유는 며칠 전 아내 앞에서 체면을 구긴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집 안전락을 추가로 설치할 때의 일이다. 현관 문틀 강판이 드릴 날로 뚫리지 않아 애먹다가 큰 일 날 뻔했다. 제발 좀 뚫려라 하며 더 힘껏 드릴질을 하다가 결국 드릴 날이 부러져 내 얼굴 앞을 지나 튕겨나갔기 때문이다. 드릴 날과 함께 내 자존심도 부러졌다. 왜 이렇게 고집이냐며, 다칠 뻔하지 않았냐며 한 소리 듣고 조신하게 순돌이 아저씨를 불렀다. 아저씨는 "이건 철판 나사로 뚫어야 해요" 말하더니 내가 뚫으려고 정교하게 찍어 놓은 점들 위로 몇 번의 드릴질만에 모두 뚫어 버렸다. 내가 5할은 다 해놓은 것이다. 하지만 설치비는 100% 받으셨지. 그 나사는 현관 문틀만 후벼 판 게 아니라 내 마음까지 후벼 팠다.

     

    #인세이프 임산부 안전벨트 장착

     다음 날 외출 전 벨트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설치 전 이번에는 정말 능숙하게 설치해야지 생각하고 시트와 안전벨트를 한 번 훑은 뒤 벨트의 끈을 시트 사이로 스윽 넣고 줄이 꼬이지 않게 편 뒤 반대쪽 시트 뒤에서 잡아당겼다. 그리고 시트 아래로 줄을 던져 넣고 시트 앞에서 던진 줄을 잡아 꺼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게 시트 밑면엔 많은 부품들이 숨겨져 있다. 보통은 쇠로 되어 있기 때문에 손이나 팔이 긁히거나 베일 위험이 있으니 최대한 빈 공간의 범위 안에서 손이 오가야 할 것이다. 또한 전자 장치 옵션의 전기 배선이 정리되어 있을지도 모르니 더 조심하자.

     

     

    인세이프 안전벨트 장착 중

     

     

     시트 아래로 던져 넣은 벨트를 앞으로 꺼냈다면 벨트 본체를 시트 곡선에 잘 맞게 걸은 뒤 레더락에 벨트를 안쪽 위에서 밖으로 꺼낸후 다시 아래 레더락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감아 당겨 팽팽하게 만든다. 이때 또 주의할 점이 있는데 차종마다 시트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제품의 곡선과 시트의 곡선이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 차량의 시트 곡면은 완만한데 제품의 곡선은 좀 더 꺾여 있어 공간이 남아버렸다. 공간이 남는 건 크게 문제없다. 힘이 가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잘 걸려있을테니. 하지만 공간이 남아 벨트를 팽팽히 했을 때 후크쪽이 시트를 누르는 모양이 되어버린다. 그럼 시트 가죽이 훼손되겠지? 제품 후기를 찾으니 이런 경우 본체를 직접 힘으로 휘어서 맞춘다고도 하는데 일단은 그냥 두었다. 

     

     

    인세이프 안전벨트 장착 완료 사진

     

     

     짜잔! 아내는 시트가 눌린다며 조금 느슨히 설치하길 바랐는데 설명서엔 꼭 팽팽히 조이기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우리가 찾은 타협점은 운전시엔 팽팽히, 운전하지 않을 땐 느슨히 조절해놓기로 했다. 레더락을 조절하는 것이 번거로울 정돈 아니기 때문에 좋은 타협점이었다. 부부는 맞춰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외출하는 길에 내가 직접 한 번 사용해봤다. 타고 내릴 때 본체가 허벅지 밑면에 걸린다. 고무 재질이라 옷이나 피부에 닿을 때  그냥 슥~ 부드럽게 지나가는 게 아니고 말 그대로 걸리적거린다. 높게 타고 내리면 될 것 같지만 핸들의 위치 때문에 그것도 대안이 아니다. 그래서 시트 포지션을 조금 낮춰야만 했다. 안전벨트를 쭉 늘여 가운데 후크에 걸고 벨트 클립에 딱 소리 나게 끼워 넣었다. 평소 볼록한 배 밑면을 감쌌던 안전벨트가 없으니 뭔가 허전하긴 하지만 편안했다. 하지만 안전벨트가 배를 지나지 않는 대신 양 허벅지를 감싸 지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허벅지 압박감이 들었다. 난 워낙 허벅지가 좋아서 압박감이 들었는데 일반인들이라면 특별히 불편하지 않겠지...(허세 혹은 벅지부심) 운전하면서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허벅지를 감싸고 있는 벨트 라인을 느슨히 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원래대로 매면 끝이지만 은근히 배가 편해서 즐기고 있다. 아내에게도 불편함이 느껴질지는 아직 모른다. 아내도 사용해보고 만족을 느낀다면 하나 더 구매해서 조수석까지 설치할 생각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 임산부 안전벨트가 따로 있는지 몰랐다. 만약 아내가 이 안전벨트를 필요로 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알고 깜짝 선물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얼마나 멋졌을까. 아내는 얼마나 감동했을까.. 혹시나 이 글을 보는 이들이 임신한 아내를 위해 이런 세심한 선물을 할 수 있다면 한 방에 큰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일종의 '남편의 임신'인데 난 여전히 멀었다. 좀 더 앞을 미리 내다보는 센스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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