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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기 피고임] 발견부터 사라짐까지의 기록(임신16주~임신25주)임신과 돌봄 2020. 9. 3. 07:53반응형
임신초기라면 누구나 안정기를 간절하게 기다릴 것이다. 임신하자마자 생기는 수많은 빡빡한 제약들에서 조금이나마 느슨해질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정기라 일컫는 16주~17주 이후부터는 현저하게 유산율이 떨어진다. 그만큼 안정기는 임신 사실을 안 4주부터 16주까지 세 달을 노심초사 하며 보내온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잠깐 쉬어갈 수 있게 해주는 시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임신 16주, “안정기가 되었습니다” 라는 말이 아닌 “자궁내 피고임이 발견됐습니다” 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안정기에 도달했을거라는 기대가 컸던만큼 낙심도 컸다. 그리고 그 이후엔 다시 한번 불안의 어두운 그림자가 우릴 덮었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16주에 썼던 글의 링크)
2차 기형아 검사와 16주 초음파
#임신 16주 임신 16주, 4개월이 넘어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시간이란게 노력과는 별개로 틀림 없이 흐르기 때문일까. 빨간 두 줄을 보며 감격했던 풍경이 엊그제 같은데 그 지난 날들을 세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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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마음을 다스릴수 있었던 것은 다행히 피고임의 위치가 당장 위험하지는 않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위치 상관없이 피고임은 조산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임신중기 피고임 임신 16주에 발견한 피고임은 크기는 정확히 말씀해주시지 않았다. 마우스 포인터로 어두운 부분을 가르키며 "이 부분에 피고임이 있습니다" 라고 설명해주는 정도였다. 이 피고임이 발견되었을 때 의사선생님께서는 대부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흡수되니 너무 염려 말라고 우리의 마음을 다독였다. 그리고 앞으로 3주간 절대안정, 절대절대절대 안정을 취하기를 과제로 주셨다. 아내는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잘 수행하려 쉼을 위한 쉼이 아닌, 쉬는 일을 치열하게 이어나갔다. 그리고 임신 19주가 되어 다시 병원을 찾았다.
임신중기 피고임 16주, 처음 발견된 피고임의 위치이다. 이제서야 7~8cm의 피고임이 있었다고 말씀해주신다. 생각보다 꽤 기다란 피고임이었다. 그리고 3주간 정말 열심히 쉬고 다시 초음파 촬영을 해보았다. 우린 분명 거의 없어졌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3cm의 피고임이 남아있었다. 그래도 더 진행되지 않고 서서히 흡수되고 있음에 감사했다.
임신중기 피고임 의사 선생님께서는 이번에도 아내에게 과제를 주었다. 3주간 또 다시 절대 안정을 취하라는 이전과 똑같은 과제였다. 시원하게 떨쳐내고 돌아오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진전이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희망적이었다.
(임신 19주에 썼던 글의 링크)
임신 19주에도 안정기는 아니었다. 임신 중기 피고임과 임신 19주 증상
#임신 19주와 안정기 임신 19주가 되었다. 40을 향해 치열하게 달려 가고 있는 숫자는 20이 되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19주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며 응원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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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3주가 지났다. 임신 22주차. 초음파 후 결과를 듣는 시간은 참으로 긴장됐다. 의사선생님은 피고임이 거의 흡수가 된 상태라고 하셨다. '거의'라는 말은 완벽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씀은 충분히 우리의 마음을 안도하게 했다.
다시 3주가 지나 25주차가 되었다. 임당검사가 있는 날이었다. 임당 검사를 마치고 초음파를 보았다. 그리고 가장 반갑고 기쁜 소릴 들었다. "피고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할렐루야. 그간 강제휴식 당하느라 수고가 많았던 아내를 마음으로 안았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남들보다 늦게 만난 안정기이지만 우리도 드디어 안정기를 만났다. 정기야 반갑다. 긴 여정이었지만 근심했던 만큼 해결의 기쁨이 크다.
7~8cm의 피고임의 발견부터 사라짐까지는 어림잡아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치료의 모든 수고가 오롯이 아내의 몫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다. 사실 피고임의 문제 뿐만 아니라 임신중의 모든 수고가 아내의 몫이다. 그 시간 가운데 나는 발을 동동 구르는 일 말곤 크게 수고에 동참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아내를 위해 할 일들을 두 눈 크게 뜨고 찾아봐야 한다.
임신 중기 피고임의 발견부터 사라짐까지의 기록을 간단히 담아보았다. 이 글이 피고임을 만난 임신 가정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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