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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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9주차 양수의 부족함과 그 대처임신과 돌봄 2020. 5. 8. 16:17
#임신 9주 3일 닦아내면 다시 앉고 또 닦아내면 재차 보란듯이 가라앉는 요즘의 노란 송화가루처럼 예쁨이에 대한 불안함을 아주 떨쳐내기엔 이른 시기인가보다. 수십 번 걱정을 내던지려 해도 그게 잘 안된다. 이게 본래 아이를 가진 부모의 마음인지 내 약한 멘탈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기쁨과 기대 저 편에는 두려움도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기도하며 아내가 무리하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은 입덧도 없고 배가 두 번이나 놀랄정도로 아주 세게 찌르듯이 아팠어서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글이 너무 길어져 입덧 사라짐과 찌르는듯한 증상에 대한 글은 다음 글로 이사 갔다) 불안하거나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예약일 이전에 내원해도 된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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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드 증후군 : 남편의 임신임신과 돌봄 2020. 5. 4. 13:12
#쿠바드 증후군(Couvade syndrome) 얼마전 극심한 어깨 통증과 함께 위를 불로 달구는듯한 속쓰림까지 겹쳐 잠도 못 청할 정도로 아팠다. 이후 사나흘 간 수시로 울렁거림과 소화불량이 지속되면서 굉장히 고달팠다. 평소 위장이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낯설다. 아내가 겪는 입덧의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체감하며 대체 내가 왜 아플까를 생각하던 중 임신 관련 검색을 하다가 얼핏 보았던 단어가 생각났다. 그 단어는 바로 ‘쿠바드’였다. 남편이 경험하는 쿠바드 증후군(Couvade syndrome). 여러 자료를 종합 검색해 본 바, 쿠바드는 불어로 [알을 품다], [부화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아내의 임신 또는 출산에 있어서 남편 또한 아내와 같은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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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7주차 아내에게 튼살크림 발라주기 (아** 매터니티 케어 스트레치 마크 크림)임신과 돌봄 2020. 4. 27. 20:40
#튼살크림 선택 임신 7주차 후반이 되었다. 임신 8주차를 앞두고 있는 우리의 매일 관심사는 예쁨이(태명)다. 아내는 원래 각종 커뮤니티나 SNS를 즐기지 않으나 임신 후 정보를 얻기 위해 임신 관련 카페를 열심히 보고 있는 중이다. 난 그런 아내가 신기하다. 예쁨이에 대한 모성애가 벌써부터 강하게 시작된 느낌이라 뭉클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많은 것을 감당해야하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아내는 웹상에서 많은 유익한 정보를 마음과 몸에 저장하고 있다. 그중에 획득한 정보는 보통 임신 7-8주차에 튼살크림을 바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더 확실한 방지를 위해 미리 트지 않는 살성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으로 인해 7-8주쯤부터 발라주는 게 좋다고 한다) 남편이 아무리 관심이 많다고 해도 엄마는 절대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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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부부싸움임신과 돌봄 2020. 4. 24. 10:55
# 임신 6주 부부싸움 임신 중 부부싸움이 임신에 좋을리가 단 1만큼이라도 있을까? 전에 어떤 매체에서는 커플이 자주 싸우고 잘 푸는 것은 매우 건강한 일이라고 했다. 자주의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갈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싸우고 푸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건강한 관계일 수도 있다는 것에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이게 임신 중 부부에게도 해당하는 말일까? 내 생각으로는 좋을게 없다. 게다가 임신 초기는 감정과 육체의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때이다. 그래서 싸움은 옳지 않다. 우린 싸우지 않는다. 정확히는 싸움이 아니라 혼남이지. 또는 아내의 딥빡인거지. 내 짜증스러운 한 마디로 지금 이곳은 폭풍전야다. 26도에 설정해 놓은 난방과는 상관없이 한겨울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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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6주차 심장소리 초음파, 남편의 임신 방법임신과 돌봄 2020. 4. 22. 14:11
#초음파 넘어 초음파 요 며칠 불안했다.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출혈도 계속 되었었다. 그밖에도 아내의 몸이 안 좋으면 안좋은대로 불안했고 좋으면 좋은대로 불안했다. 밀레니엄 21세기 정보의 바다, 스마트시대 5G 초고속 아이티 초강국, 애플의 경쟁사 삼성의 나라, 빨리빨리의 나라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나는 또 검색을 시작한다. 과도한 맘카페&후기 검색은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다고 말한 바 있는데 관심과 손가락 힘이 남아 있는 한 자제는 하되 끊을수는 없다. 다행히 대부분의 임신부 가정이 같은 심리였다. 갑자기 이 노래가 떠오른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전설의 코리아나를 일이십대들은 알까? 전에도 말했듯 임테기의 빨간 두 줄 이면 성공인줄 알았는데 정확한 임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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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5주차 입덧(Feat.먹덧)임신과 돌봄 2020. 4. 21. 13:37
#먹덧 아내는 확실한 임신부다. 임신을 하면 체온이 높아지는지 이제 알았다. 아내는 연일 37.7도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심각하게 코로나19를 의심해보았지만 워낙 조심하며 자가격리 수준으로 사람도 안 만났던 우리였고, 다른 증상 또한 없었으며 원래 기초체온이 남들보다 높은, 몸도 마음도 열정적인 여인이었으니 이 체온이 임신한 아내에겐 정상인 것이다. 덕분에 자다가 추우면 살짝 붙어 그녀의 온기를 빌린다. 그럼 꿀잠. 우리에게 찾아온 기쁜 소식은 눈보다 코로 더 빠르게 찾아왔던 봄꽃의 내음처럼 우리의 매일을 은은하게 설레게 했다. 그리고 이 엄청난 사실을 아직 자랑하지 못하고 꼭 꼭 잠가둬야하는 마음은 조금만 돌려버리면 치익 하고 터져 올라버릴 것 같은 흔들어진 탄산음료 같았다. 휙 돌려 따서 콸콸콸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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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5주차 하혈: 눈에 힘 좀 빼세요.임신과 돌봄 2020. 4. 20. 15:04
#임신 5주차 하혈 언제부턴가 하혈이 잦아지고 색이 심상치 않다. 아내가 하혈을 한다고 할 때마다 몰래몰래 검색창에 서칭 했었다. #임신4주하혈 #임신초기하혈 #착상혈언제까지 등등의 키워드로 말이다. 그러면 수많은 이 땅의 위대한 갓머님들의 경험담이 많이 나온다. 그중 내 아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의 글을 읽어본다. 그리고 이후의 글들도 쭉쭉 본다. 결과를 알고 싶어서. 그러다가 결국 유산(정말 입 밖에도 꺼내기 싫고 타이핑도 하기 싫은 최악의 단어이다) 이라는 결과를 보게 되면 내 심장이 멎는 듯하다. 내 일이 아닌데 곧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리고 일찌감치 지은 태명, 예쁨이에게 속으로 되뇐다. 잘 견뎌줘. 제발 잘 있어줘. 하혈은 임신초기에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한다. ..